한국경제신문 문화부에서 문학과 종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젊은 거장' 김애란은 단칸방에서 탄생한 소설가다. 1980년 인천의 한 단칸방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 입학으로 상경해 지금껏 열 번이 넘는 이사를 겪었다. 도시의 하숙집을 배경으로 현대인의 단절과 고독을 그린 데뷔작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대학생 때 이미 문단과 독자의 주목을 받는 작가가 됐다. 반지하 단칸방의 모녀를 그린 '달려라 아비', 노량진 고시촌을 다룬 '자오선을 지나갈 때' 등 김애란에게 단칸방은 문학적 고향이다. 그런 그가 '집'으로 이야기의 공간을 넓혔다. 최근 출간한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에는 전세 사기, 부동산 투자 등 집에 대한 비애와 욕망이 담겨 있다.지난 25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만난 그는 "제게 '집'은 이야기를 담기에 좋은 그릇"이라며 "방에 대한 소설로 데뷔했고 처음의 관심사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집은 인물이 가장 오래 머무는 생활공간이면서 소유의 대상이고, '의식주'라는 말이 있듯이 생존의 조건이기도 하고요. 사람이 맨 먼저 만나는, 사회의 축소판이란 생각도 해요."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이번 소설집을 두고 "나는 김애란이 오랫동안 사회학자였고 이제야말로 유감없이 그렇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했다.이번 소설집에 담긴 단편소설 7편은 집, 이웃, 그리고 돈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지난해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으로 독자들을 만났지만 소설집으로는 <바깥은 여름> 이후 8년 만이다. 김 작가는 "장·단편 집필 병행을 잘 못하는 편"이라며 "장편과 단편의 장점이 각기 다르지만 동시대의 문제를 포착하기에는 단편이
'왜 금리 인상기에 은행주가 유리하다는 거지?' '환율이 오르면 어떤 주식이 내릴까?'출간을 앞둔 <주린이도 술술 읽는 친절한 금융책>은 '초보운전자' 주식 투자자들의 이같은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다. 금리, 환율, 통화정책 같은 추상적 개념을 '투자의 언어'로 번역해주는 '실전형 금융 입문서'를 표방한다.저자는 7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주린이도 술술 읽는 친절한 주식책>을 썼던 최정희 기자다.전작이 '주식 투자 전 읽어야 할 기초서'라면, 새 책은 '한 번이라도 주식을 해본 사람'을 염두에 두고 썼다. 지금 막 투자를 시작한 이른바 '주린이(주식+어린이)' 또는 실전 투자 중간에 금융 공부의 부족함을 느낀 투자자를 위해 구체적 사례와 궁금증을 담았다.쉽고 깔끔한 설명 방식이 특징이다. ‘금리 → 채권 → 통화량 → 환율 → 수출입 → 기업 실적 → 주가’로 이어지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구성했다. 각 지표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투자 사례 중심으로 풀어낸다. 투자자라면 최근 자주 들어봤을 법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결정’ ‘인플레이션 압력’ ‘달러 강세와 수출기업 실적’ 같은 이슈들을 구조적 흐름 안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금융 기초체력을 길러주는 책이다. 각 장마다 실전 투자자 시선에서의 요약 정리, 뉴스 읽는 법, 종목 선택 팁 등을 제공한다. “더 이상 남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금융시장을 스스로 읽는 눈을 가져라.”구은서 기자 [email protected]
'나무야, 미안해.' 만듦새가 엉망인 책을 보고 출판계에서 조롱처럼 하는 말이다. 종이책 제작 과정은 종이 생산과 종이책 인쇄, 제본 등 환경 파괴가 불가피해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요구가 커지면서 '친환경 종이책'을 고민하는 국내외 출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에코퍼블리싱'이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영미권 최대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PRH)는 매년 ESG 경영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한다. 3대 목표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50% 감축할 것 △종이 등 출판 재료의 100%를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조달할 것 △PRH 산하 브랜드, 책, 저자들과 힘을 모아 함께 기후변화에 대응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전체 출판물의 50%를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제작하고 창고 등에 약 1000개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종이책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추산해 공시하기도 한다.PRH를 비롯해 하퍼콜린스, 사이먼앤슈스터, 아셰트, 맥밀란 등 영미권 '빅5' 출판사들은 재생용지 사용 등 에코퍼블리싱 노력을 홍보 중이다.국내의 경우 종이 낭비를 최소화하려 책 판형을 고정한 유유 출판사가 유명하다. 유유는 지금껏 240여 종을 출간하면서 동일한 판형에 재생용지를 사용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산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FSC) 인증 종이를 사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숲과 인근 지역 원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인증이다. 국내에서 표지와 내지 모두 FSC 인증 종이로 출간된 첫 단행본은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한 책 <두 번째 지구는 없다>다. 지은이 타일러 라쉬의 요청으로 까다로운 절차를 거
‘나무야, 미안해.’만듦새가 엉망인 책을 두고 출판계에서 조롱처럼 하는 말이다. 종이책 제작 과정은 종이 생산과 인쇄, 제본 등 환경 파괴가 불가피해서다. 하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출판계에도 불면서 ‘친환경 종이책’(에코퍼블리싱·사진)을 고민하는 국내외 출판사가 늘어나고 있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영미권 최대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PRH)는 매년 ESG 경영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핵심 목표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50% 감축, 종이 등 출판 재료를 100%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조달하는 것 등이다. 이를 위해 전체 출판물의 절반을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제작하고 창고 등에 약 1000개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종이책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추산해 공시하기도 한다. 하퍼콜린스, 사이먼앤드슈스터, 아셰트, 맥밀란 등 영미권 대형 출판사도 에코퍼블리싱 노력을 독자에게 알리고 있다.국내에서는 종이 낭비를 최소화하려고 책 판형을 고정한 유유출판사가 유명하다. 유유는 지금껏 240여 종을 출간하면서 동일한 판형에 재생용지를 사용해왔다. 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 종이를 사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국내에서 FSC 인증 종이로 출간한 첫 단행본은 알에이치코리아에서 나온 <두 번째 지구는 없다>다.구은서 기자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은 한국 문학 작품으로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가 있어요. 첫 챕터만 읽고도 ‘와, 정말 너무너무… 너무나 잘 썼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걸작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한 작품입니다.”영화감독 박찬욱은 지난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해 ‘박찬욱의 믿을 구석’을 주제로 신형철 문학평론가와 대담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감독의 등장 소식은 도서전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날 대담 시작 1시간 전부터 수백 명이 무대 주변을 둘러싸고 입장 줄이 늘어설 정도였다.박 감독은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책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의 최고 흥행작 ‘공동경비구역 JSA’는 박상연의 소설 가, 영화 ‘아가씨’는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가 원작이다. 영화 ‘올드보이’는 같은 제목의 일본 만화에서 시작됐다.그는 원작이 있는 영화 작업을 “동선을 미리 짜고 떠난 여행과 같다”고 표현했다. 박 감독은 “원작이 있으면 믿을 구석이 있어 한결 마음이 편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여행 계획을 짜도 막상 떠나면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듯이 원작을 들고 각색을 시작해도 애초 예상과 다른 곳에 가 있는 결과를 종종 만난다”고 했다.‘어떤 책을 보면 감동에 그치지 않고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까지 이어지느냐’는 신 평론가의 질문에 박 감독은 “캐릭터에서 그런 느낌을 받기도 하고 서사에서 그런 경우도 있어 한마디로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각색으로 시작했지만 각색에 실패하기도 한다. 예컨대 그에게 칸영화제 감독상을 안긴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은 한국 문학 작품으로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가 있어요. 첫 챕터만 읽고도 '와, 정말 너무너무… 너무나 잘 썼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걸작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했던 작품입니다."영화감독 박찬욱은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해 '박찬욱의 믿을 구석'을 주제로 신형철 문학평론가와 대담을 나누며 이 같이 말했다.박 감독의 등장 소식은 도서전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날 대담 시작 1시간 전부터 수백 명이 무대 주변을 둘러싸고 입장줄이 늘어설 정도였다.박 감독은 "책 시장이 불황이라는데 여기 모인 분들을 보니까 아닌 것 같아 희망적"이라며 "여러분을 믿고 출판사들이 힘내서 열심히 책을 만들 것 같아 (독자들이) 믿을 구석이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 감독은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책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의 최고 흥행작 '공동경비구역 JSA'은 박상연의 소설 <DMZ>가, 영화 '아가씨'는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가 원작이다. 영화 '올드보이'는 같은 제목의 일본 만화에서 시작됐다.그는 원작이 있는 영화 작업을 "동선을 미리 짜고 떠난 여행과 같다"고 표현했다. 박 감독은 "원작이 있으면 믿을 구석이 있어 한결 마음이 편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여행 계획을 짜도 막상 떠나면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듯이 원작을 들고 각색을 시작해도 애초 예상과는 다른 곳에 가 있는 결과를 종종 만난다"고 했다.'어떤 책을 보면 감동에 그치지 않고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까지 이어지느냐'는 신 평론가의
나는 태어난 곳을 알 수 없고, 억지로 성장촉진제를 맞으며 서둘러 어른이 됐고, 출근 거리가 2만4000㎞에 달한다. ‘내가 먹는 게 곧 나를 설명한다’는 그 유명한 문장이 진실이라면 말이다. 터치 몇 번이면 당장의 끼니를 손쉽게 때울 수 있는 시대다. 좋은 음식이란 빠르고 편리한 음식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최근 출간된 <슬로푸드 선언>은 이런 현대인의 식습관에 혁명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책이다. 우리가 식재료를 구입하고 섭취할 때 놓치고 있는 지점은 무엇인지 생산부터 유통, 소비 단계를 짚어본다. “이 책은 먹거리가 우리의 개인적 삶과 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올바른 방향으로 항로를 수정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천명하는 선언문이다.” 원제는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다(We Are What We Eat)’.저자는 세계적 셰프이자 다수의 요리책을 낸 베스트셀러 작가 앨리스 워터스. 1971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셰파니스 레스토랑을 열고, 현지의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농장에서 식탁으로 운동’을 미국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신선한 제철 재료를 고집하는 요리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그는 ‘에더블 스쿨야드 프로젝트(Edible Schoolyard Project)’를 펼치며 세계 각국 학교에 텃밭을 만들고 아이들이 건강한 식문화를 배우도록 돕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서 ‘국가 인문학 훈장’을 받았고,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등 권위 있는 상을 여러 번 받았다.책은 ‘먹는다’는 행위가 개인의 허기를 해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적 행위이자 사회적 선언이라고 강조한다. 음식은 단지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
배우이자 출판사 무제 대표인 박정민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성해나의 소설 <혼모노>가 종합 2위에 오르고, 무제에서 출간한 김금희의 소설 <첫 여름, 완주>가 28계단이나 상승해 종합 4위를 차지했다. 각각 박 대표가 유튜브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언급한 책이다.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는 5주 연속 종합 1위 자리를 지켰다.구은서 기자
직업병이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도 꼭 받는데, 상대가 “아까 인터뷰한 사람인데요”라고 하면 긴장한다.지난 18일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일 현장 취재를 마치고 김영수 씨(77)의 전화를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도서전에서 만난 김씨와 아주 짧은 인터뷰를 하고 도서전 기사에 그의 말을 넣었다. “5년째 도서전에 오는데 행사가 점점 젊은이들 위주로 변하는 것 같다”는 한 문장이었다.그는 빠뜨린 말이 있어 주머니 속 기자의 명함을 찾아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도서전에 젊은이들이 많은 걸 보니 참 좋았어요. 젊은 사람들이 책 많이 읽는 건 모두에게 좋은 일이잖아요.” 혹여 자신이 책을 즐기는 젊은이들을 흉본 걸로 오해할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전해졌다.그렇다면 ‘국내 최대 책 축제’를 표방하는 서울국제도서전은 김씨처럼 과거부터 출판계를 응원해온 중장년 독자들을 어떻게 대접했을까. 입구부터 막혔다. 도서전 측은 인터넷 얼리버드(사전 할인 예매) 티켓이 인기를 끌자 안전을 이유로 현장 입장권을 아예 팔지 않겠다고 했다.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 독자 등이 헛걸음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그제야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미취학 아동에 한해 무료 티켓을 현장 배부하겠다고 안내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독자를 염두에 뒀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시행착오다. 출판사와 출판 단체들의 530여 개 부스 위치를 표시한 행사장 지도는 팔찌 형태 입장권 속 QR코드로 확인 가능했다. 일부 배포한 종이 팸플릿에도 지도가 있었지만 글자가 작아 20대 독자조차 “알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출판사들이 준비한 행사는 SNS 이벤
대만의 쇠락한 시골 마을 용징에서 나고 자란 한 남자가 있다. 고향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면서 스스로 의심했다. ‘이런 이야기는 많은 사람이 읽지 않을 거야. 기껏해야 책을 100권 찍고 그중 99권은 우리 누나들이 사겠지.’ 그런데 이 작은 마을에는 요즘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각국에서 온 독자들이 그가 쓴 소설책을 들고 용징을 여행한 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있는 것.<귀신들의 땅>(사진), <67번째 천산갑>을 쓴 대만 소설가 천쓰홍은 19일 서울 삼성동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요즘 동네를 배회하는 독자들을 보고 고향 사람들이 ‘귀신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며 웃었다. 그는 2023년 12월 국내에 출간된 <귀신들의 땅>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처음 이름을 알렸다. 작가의 고향인 용징을 배경으로 천씨 집안의 막내아들이자 성소수자인 주인공 천톈홍과 다섯 누나의 삶을 그린 자전적 소설이다. 1980년대에 보수적인 대만 농촌 마을에서 벌어지는 억압과 폭력을 증언한다. 2019년 현지에서 출간된 이후 12개 언어로 번역됐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13쇄를 찍을 정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천 작가는 “그저께 서울에 왔는데 호텔 앞에서만 세 명의 한국 독자가 나를 알아봤다”며 “그중 한 명은 심지어 눈물을 흘려 굉장히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독일 베를린에 거주 중인 그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다. 대만은 올해 도서전에서 주목하는 주빈국이다.그는 기자들에게 새롭게 쓸 소설에는 서울이 등장한다고 귀띔했다. 글의 흐름을 위해 인터뷰 질문 순서 등은 일부 편집을 거쳤다.▷서울
타이완의 쇠락한 시골 마을 용징에서 나고 자란 한 남자가 있다. 고향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면서 스스로 의심했다. '이런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읽지 않을 거야. 기껏해야 책을 100권 찍고 그 중 99권은 우리 누나들이 사겠지.' 그런데 이 작은 마을에는 요즘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각국에서 온 독자들이 그가 쓴 소설책을 들고 용징을 여행한 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있는 것.<귀신들의 땅> <67번째 천산갑>을 쓴 타이완 소설가 천쓰홍은 19일 서울 삼성동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요즘 동네를 배회하는 독자들을 보고 고향 사람들이 '귀신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면서 웃었다. 타이완은 대부분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서 과거에는 동네에서 걸어다니는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고.천쓰홍은 2023년 12월 국내 출간된 <귀신들의 땅>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처음 이름을 알렸다. 실제 작가의 고향인 용징을 배경으로 천씨 집안의 막내아들이자 성소수자인 주인공 천톈홍과 다섯 누나의 삶을 그린 자전적 소설이다. 타이완의 고도 성장기 1980년대에 보수적인 농촌 마을에서 벌어지는 억압과 폭력을 증언한다. 2019년 현지 출간 이후 12개 언어로 번역됐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국내 처음 소개된 해외 작가로는 이례적으로 책이 13쇄를 찍을 정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천 작가는 "그저께 서울에 왔는데 호텔 앞에서만 세 명의 한국 독자가 나를 알아봤다"며 "그 중 한 명은 심지어 눈물을 흘려 굉장히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독일 베를린에 거주 중인 그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타이완은 올해 도서전에서 주목
“저희처럼 작은 출판사에 도서전은 독자들을 만나 책의 매력을 알릴 유일한 기회예요.”제주에서 차이콥스키 출판사를 운영 중인 세르게이 차이콥스키 대표는 18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이같이 말했다. 일러스트레이터인 부인과 함께 출판사를 세운 그는 3년째 도서전에 참가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제주도로 이주한 이야기를 담은 <엄마의 계획>, 해녀에 대한 그림책 <해녀리나> 등이 독자의 눈길을 끌었다. 차이콥스키 대표는 “소규모 출판사의 경우 서점에 새 책을 입고해봤자 아무도 모른 채 지나간다”며 “도서전은 여러 나라의 독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귀한 자리”라고 했다.‘국내 최대 책 축제’ 서울국제도서전이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닷새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17개국에서 출판사와 출판 관련 단체 530여 곳이 참여해 저자 강연회, 대담, 사인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올해 주제는 ‘믿을 구석’으로, 고단한 현실에서 책이 안식처이자 힘이 되겠다는 의미다. 주빈국인 대만에서 천쓰훙 등 유명 작가들이 방한했다. 평산책방을 운영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도 참석했다. ◇출판사 간 치열한 경쟁이날 도서전에는 입장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 이전부터 인파가 몰렸다. 인터넷으로 사전 예매한 입장권을 수령하기 위한 줄이 행사장 입구 주변으로 수백m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올해 도서전은 인터넷 1차 얼리버드(조기 할인 판매) 티켓만으로 입장권이 매진될 정도로 일찌감치 관심을 끌었다. 정확한 수량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얼리버드로 대략 15만 장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관람객들이 행사장으로 밀려들자 각 출판사는 이들의 발길과 눈
"저희처럼 작은 출판사에게 도서전은 독자들을 만나 책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예요."제주도에서 차이콥스키 출판사를 운영 중인 세르게이 차이코프스키 대표는 18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아내와 함께 출판사를 운영하는 그는 3년째 도서전에 참가 중이다. 러시아에서 제주도로 이주한 이야기를 담은 <엄마의 계획>, 해녀에 대한 그림책 <해녀리나> 등이 독자의 눈길을 끌었다. 차이코프스키 대표는 "소규모 출판사의 경우 서점에 새 책을 입고해봤자 아무도 모른 채 지나간다"며 "도서전은 여러 나라의 독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귀한 자리"라고 했다.'국내 최대 책 축제' 서울국제도서전이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닷새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17개국에서 출판사와 출판 관련 단체 530여 곳이 참여해 저자 강연회, 대담, 사인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 주제는 '믿을 구석'으로, 고단한 현실에서 책이 안식처이자 힘이 되겠다는 의미다. 주빈국인 대만에서 천쓰홍 등 유명 작가들이 방한했다. '평산책방'을 운영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도 참석했다."독자 사로잡자" 출판사 간 경쟁이날 도서전에는 입장 시작 시간인 10시 이전부터 인파가 몰렸다. 인터넷으로 사전 예매한 입장권을 수령하기 위한 줄이 행사장 입구 주변으로 수백m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올해 도서전은 인터넷 1차 얼리버드(조기 할인 판매) 티켓만으로 입장권이 매진될 정도로 일찌감치 관심을 끌었다. 정확한 수량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대략 15만장이 얼리버드로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행사장 곳곳에서 등판에 '책'
나는 태어난 곳을 알 수 없고, 억지로 성장촉진제를 맞으며 서둘러 어른이 됐고, 출근거리가 2만4000km에 달한다. '내가 먹는 게 곧 나를 설명한다'는 그 유명한 문장이 진실이라면 말이다. 터치 몇 번이면 당장을 끼니를 손쉽게 때울 수 있는 시대다. 좋은 음식이란 빠르고 편리한 음식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최근 출간된 <슬로푸드 선언>은 이런 현대인의 식습관에 혁명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책이다. 우리가 식재료를 구입하고 섭취할 때 놓치고 있는 지점은 무엇인지 생산부터 유통, 소비 단계를 짚어본다. "이 책은 먹거리가 우리의 개인적 삶과 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올바른 방향으로 항로를 수정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천명하는 선언문이다." 원제는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다(We Are What We Eat)'.저자는 세계적 셰프이자 다수의 요리책을 낸 베스트셀러 작가 앨리스 워터스. 1971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셰파니스 레스토랑을 열고, 현지의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농장에서 식탁으로 운동'을 미국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신선한 제철 재료를 고집하는 요리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그녀는 '에더블 스쿨야드 프로젝트(Edible Schoolyard Project)'를 펼치며 세계 각국 학교에 텃밭을 만들고 아이들이 건강한 식문화를 배우도록 돕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 '국가 인문학 훈장'을 받았고,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등 권위 있는 상을 여러 번 받았다.책은 '먹는다'는 행위가 개인의 허기를 해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적 행위이자 사회적 선언이라고 강조한다. 음식은 단지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새 소설은 한마디로 ‘예술과 예술가 간 사랑 이야기’입니다.”데뷔작 <작은 땅의 야수들>로 지난해 러시아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톨스토이문학상(야스나야 폴랴나상)을 받은 김주혜 소설가는 17일 두 번째 장편소설 <밤새들의 도시>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국 런던에 거주 중인 그는 서울국제도서전을 계기로 방한했다.새 소설의 주요 소재는 발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발레리나의 좌절과 환희를 그렸다. 미국 출판사 편집장이 “발레 소설은 팔리지 않는다”고 만류했지만 발레는 그에게 ‘예술’ 그 자체다. 어려서 발레를 배웠다는 김 작가는 “발레와 클래식 음악은 늘 안식처이자 뜨거운 열망이었다”며 “발레리나에게는 예술을 위한 비합리적 희생과 열정이 필요하고, 문학에 느끼는 제 영감과 희열도 마찬가지”라고 했다.김 작가는 한국 밖에서 영어로 소설을 쓰지만 자신을 ‘한국인 소설가’로 칭했다. 그는 “스스로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가 아니라 한국인 소설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987년 인천에서 태어난 김 작가는 아홉 살 때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프린스턴대에서 미술사학을 공부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한 데뷔작 <작은 땅의 야수들>은 미국에서 영어로 먼저 출간됐다.김 작가는 두 시간 남짓 이어진 기자 간담회를 한국어로 소화하며 “이번 소설 한국어판 번역을 직접 검토했고, 한 글자 한 글자 단어의 맛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작품 속에 어느 건물 입구 양쪽 가스 제등이 불타는 모습을 묘사한
"새 소설은 한 마디로 '예술과 예술가 간 사랑 이야기'입니다."데뷔작 <작은 땅의 야수들>로 지난해 러시아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톨스토이문학상(야스나야 폴랴나상)을 받은 소설가 김주혜는 17일 두 번째 장편소설 <밤새들의 도시>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국 런던에 거주 중인 그는 서울국제도서전을 계기로 방한했다. 오는 20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우리가 끝끝내 예술을 붙잡는 이유'를 주제로 독자들을 만난다.새 소설의 주요 소재는 발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발레리나의 좌절과 환희를 그렸다. 미국 출판사 편집장이 '발레 소설은 팔리지 않는다'고 만류했지만, 발레는 그에게 '예술' 그 자체다. 어려서 발레를 배웠다는 김 작가는 "발레와 클래식음악은 늘 제게 안식처이자 뜨거운 열망이었다"며 "발레리나에게는 예술에 대한 비합리적 희생과 열정이 필요하고, 문학에 대해 제가 느끼는 영감과 희열도 마찬가지"라고 했다.김 작가는 한국 밖에서 영어로 소설을 쓰지만 자신을 '한국인 소설가'로 칭했다. 그는 "단 한번도 스스로를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라 생각한 적 없고 한국인 소설가라 생각한다"고 했다. 1987년 인천에서 태어난 김 작가는 아홉 살에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프린스턴대에서 미술사학을 공부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한 데뷔작 <작은 땅의 야수들>은 미국에서 먼저 출간됐다.김 작가는 2시간 남짓 진행된 기자 간담회를 한국어로 소화하면서 "이번 소설 한국어판 번역을 직접 검토했고, 한 글자 한 글자 단어의 맛
예스24가 랜섬웨어 해킹으로 공연을 정상 관람하지 못한 고객에게 티켓 금액의 120%를 포인트로 돌려준다.예스24는 16일 김석환·최세라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의 1차 보상안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들은 “고객과 협력사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예스24는 지난 9일 주요 시스템이 랜섬웨어에 감염돼 도서 주문, 티켓 예매 등 모든 서비스가 중단됐다.예스24를 통해 공연을 예매한 사람 중 관람일 기준 6월 9~11일 공연을 정상 관람하지 못한 고객에게는 티켓 금액의 120%를 포인트로 오는 20일까지 환불해준다. 도서, 음반을 구매한 이들 중 사고로 배송을 늦게 받은 고객에게는 포인트 2000점을 27일까지 지급한다.구은서 기자
예스24가 랜섬웨어 해킹으로 공연을 정상 관람하지 못한 고객에게 티켓 금액의 120%를 포인트로 돌려준다. 책이나 음반 배송을 늦게 받은 고객에게도 포인트로 보상한다. 사고 발생 일주일 만에 대표 명의로 사과문도 발표했다.16일 예스24는 김석환·최세라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의 1차 보상안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들은 "이번 사고로 불편을 겪으신 고객님들과 협력사 분들을 비롯한 모든 분들에게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예스24는 지난 9일 주요 시스템이 랜섬웨어에 감염돼 도서 검색 및 주문, 티켓 예매, 전자책(eBook) 등 모든 서비스가 중단됐다. 닷새 만에 13일부터 일부 서비스를 순차 재개했지만 아직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다. 랜섬웨어는 컴퓨터, 서버 등을 해킹하거나 데이터를 암호화한 뒤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코드의 한 종류다.해킹 직후 예스24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등 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랜섬웨어 공격이라는 특수성상 해커가 외부 반응을 감시하거나 추가 위협을 가할 수 있어 대외적으로 정보 공개 수위와 시점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해명했다.이날 예스24는 고객 피해유형별로 1차 보상안을 공개했다. 예컨대 예스24를 통해 공연을 예매했던 고객 중 관람일 기준 6월 9~11일에 공연 정상 관람이 불가능했던 고객에게는 티켓 금액의 120%를 포인트로 20일까지 환불해준다. 예스24 관계자는 "공연을 보긴 했지만 본인이 예매한 좌석에서 보지 못한 경우도 환불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도서, 음반을 구매한 고객 중 사고로 배송을 늦
“세상 모든 책이 이 시기를 위해 준비된 것만 같다.”오는 18일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을 앞두고 서점가에 신간이 쏟아지자 한 출판사 편집자는 이같이 말했다. 해마다 출판사들은 ‘출판계 최대 책 축제’라는 대목에 맞춰 신간 일정을 조정한다. 이맘때 ‘리커버(re-cover)’ 도서 역시 빠지지 않고 출간된다. 리커버 도서는 본문은 거의 손대지 않고 표지 디자인을 바꿔 출간한 책을 말한다.16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 들어 도서명 또는 부제에 ‘리커버’가 포함된 도서만 18종 출간됐다. 책 이름에 별도 표기를 하지 않은 리커버 도서가 적지 않은 걸 감안하면 실제 판매 중인 리커버 도서는 그 이상이다.조만간 이 수치는 더 늘어난다. 문학동네시인선 200권째를 맞아 2023년 출간한 시집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 같은 해 펴낸 <최강록의 요리 노트> 등이 리커버로 나올 예정이다. 최초 출간 당시와 비교해 본문 내용은 그대로이고 표지 디자인만 다른 책들이다.리커버 도서는 주로 ‘O만 부 판매 돌파’ ‘작가 탄생 O주년’을 기념하거나 드라마화, 문학상 수상 등을 앞세워 나온다. 민음사는 이영도의 판타지 소설 <피를 마시는 새> 출간 20주년을 맞아 일러스트를 넣은 특별 한정판 리커버를 도서전에서 선보인다.하지만 리커버 도서를 두고 표지 디자인만 갈아 끼우는 ‘눈속임’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몇 년 전 나온 책이라도 표지가 새로우면 신간처럼 독자의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출판사는 신작을 발굴하고 출간하는 것보다 적은 수고를 들여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은 책을 리커버로 내는 것은 일종의 팬서비스라는 반
"세상 모든 책이 이 시기를 위해 준비된 것만 같다."오는 18일 개막하는 서울국제도서전을 앞두고 서점가에 신간이 쏟아지자 한 출판사 편집자는 이같이 말했다. 해마다 출판사들은 '출판계 최대 책 축제'라는 대목에 맞춰 신간 일정을 조정한다. 이맘때 '리커버(re-cover)' 도서 역시 빠지지 않고 출간된다. 리커버 도서는 본문은 거의 손대지 않고 표지 디자인을 바꿔 출간한 책을 말한다.16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들어 도서명 또는 부제에 '리커버'가 포함된 도서만 18종 출간됐다. 책 이름에 별도 표기를 하지 않은 리커버 도서들이 적지 않은 걸 감안하면 실제 판매 중인 리커버 도서는 그 이상이다.조만간 이 숫자는 더 늘어난다. 문학동네시인선 200권째를 맞아 2023년 출간된 시집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 같은 해 출간된 <최강록의 요리 노트> 등이 리커버로 나올 예정이다. 최초 출간 당시와 본문 내용은 그대로이고 표지 디자인만 다른 책들이다. <최강록의 요리 노트>의 경우 최강록 셰프의 신간 <요리를 한다는 것>이 출간되는 걸 기념해 도서전에서만 한정판매한다.리커버 도서는 주로 'O만부 판매 돌파' '작가 탄생 O주년'을 기념하거나 드라마화, 문학상 수상 등을 앞세워 나온다. 위즈덤하우스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자 2017년 출간됐던 그의 자서전 <함께 가는 길은 외롭지 않습니다> 리커버를 내놓았다. 민음사는 이영도의 판타지 소설 <피를 마시는 새> 출간 20주년을 맞아 일러스트를 넣은 특별 한정판 리커버를 도서전에서 선보인다.하지만 리커버 도서를 두고 표지 디자인만 갈아끼우는 '눈속임
‘당신보다 인공지능(AI)이 낫다.’ AI에 대한 공포는 이 같은 문장으로 요약된다. 한 단어로 말하자면 ‘특이점’(singularity)이다. 기술이 걷잡을 수 없이 발전해 현생인류의 힘으로는 이해하거나 따라잡을 수 없게 되는 순간. 수학자 존 폰 노이만이 처음 언급한 단어지만 2005년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 책 <특이점이 온다>로 대중화됐다.커즈와일은 당시 “2029년에는 기계가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고, 2045년에는 인간과 기계가 완전히 융합되는 특이점이 올 것”이라고 공언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예측은 급진적이라고 평가받았고 일부는 조롱했다. 하지만 2022년 등장한 챗GPT 이후 그가 그렸던 특이점은 빠르게 현실이 돼가고 있다.커즈와일이 예언한 AI 시대를 눈앞에 두고 20년 만에 그의 새로운 책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가 출간됐다. 국내판 감수는 장대익 가천대 스타트업칼리지 석좌교수가 맡았다.커즈와일은 원래 공학자였다. 10대 때부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 진학해 AI 분야 권위자인 마빈 민스키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텍스트·음성 변환기술 등을 발명했다. 시각장애인 가수 스티비 원더와 세계 최초의 신디사이저를 개발하기도 했다. 1999년 미국 기술 분야 최고 영예로 꼽히는 국가기술훈장을, 2001년 레멜슨-MIT상을 받았고 2002년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1세기 에디슨’이란 별명도 있다.커즈와일은 이번 책을 통해 <특이점이 온다>에서 내놓은 자신의 예측을 거듭 강조하면서 미래를 낙관한다. 그 근거로 ‘수확 가속의 법칙’을 제시한다. 컴퓨팅 같은 정보 기술 비용이 기하급
대통령 선거가 지나가자 정치사회 분야 도서 판매는 줄어들고 소설과 에세이 분야 도서의 판매 순위가 올랐다. 13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6월 첫째주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소설가 김영하의 에세이집 <단 한 번의 삶>은 한 계단, 성해나의 소설 <혼모노>는 12계단 뛰어올랐다. 정대건의 장편소설 <급류> 등도 SNS 입소문 효과로 꾸준히 인기를 얻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자서전 <결국 국민이 합니다>는 4계단 내려갔다.구은서 기자
'당신보다 인공지능(AI)이 낫다.' AI에 관한 공포는 이같은 문장으로 요약된다. 한 단어로 말하자면 '특이점(singularity)'이다. 기술이 걷잡을 수 없이 발전해 현생인류의 힘으로는 이해하거나 따라잡을 수 없게 되는 순간. 수학자 존 폰 노이만이 처음 언급한 단어지만 2005년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 책 <특이점이 온다>로 대중화됐다.커즈와일은 당시 "2029년에는 기계가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고, 2045년에는 인간과 기계가 완전히 융합되는 특이점이 올 것"이라 공언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예측은 급진적이라 평가받았고 일부는 조롱했다. 하지만 2022년 등장한 챗GPT 이후 그가 그렸던 특이점은 빠르게 현실이 돼가고 있다. 커즈와일이 예언한 AI 시대를 눈앞에 두고 20년 만에 그의 새로운 책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가 출간됐다. 국내판 감수는 장대익 가천대 스타트업칼리지 석좌교수가 맡았다.커즈와일은 원래 공학자였다. 10대때부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 진학해 AI 분야 권위자인 마빈 민스키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다. 전하결합소자(CCD) 평판 스캐너를 비롯해, 사진 속에 적힌 글자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인 옴니폰트 광학 문자 인식(OCR) 소프트웨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텍스트·음성 변환기술 등을 발명했다. 시각장애인 가수 스티비 원더와 세계 최초의 신디사이저를 개발하기도 했다. 1999년 미국 기술 분야 최고 영예로 꼽히는 국가기술훈장을, 2001년 레멜슨-MIT상을 받았고 2002년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1세기 에디슨'이라는 별명도 있다.커즈와일은 이번 책에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내놓았던
“대표 인터넷 서점 예스24입니다. 현재 시스템 장애로 상담사 연결이 불가능합니다.”한 중소출판사 대표 A씨는 지난 9일부터 이 같은 고객센터 전화 안내 메시지를 수십 번째 듣고 있다. 국내 최대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랜섬웨어 해킹으로 먹통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랜섬웨어는 몸값(ransom)과 소프트웨어(software)의 합성어로, 컴퓨터 사용자의 데이터를 인질로 잡고 금품을 요구하는 해킹 방식이다.A씨는 “예스24가 월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데 언제 정상화될지 기약조차 없고 연락도 닿지 않는다”며 “다음주 서울국제도서전을 앞두고 신간이 집중되는 출판 성수기에 서점이 오히려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예스24 홈페이지와 앱 접속이 11일까지 사흘째 막히면서 출판계와 공연계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고객은 도서 구입과 환불, 배송 정보 확인, 전자책 이용, 공연 예매·취소를 못 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예스24 주가는 3.9% 하락한 43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예스24 마비 사태는 공연과 행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이돌그룹 엔하이픈의 신보 발매 기념 팬사인회가 취소됐고, 가수 비아이는 9일로 예정했던 공연 팬클럽 선예매 일정을 변경하겠다고 공지했다.예스24의 예매 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가운데 공연을 관람해야 하는 사람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유례없는 상황에 제작사마다 대응이 제각각이라서다.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제작사인 쇼노트는 좌석 번호가 적힌 예매 내역을 보여줘야 티켓을 전달하고 있다. 반면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 제작사 이모셔널씨어터는 예매 내역이 있으나 좌석 정보 확인이 어려운
"대표 인터넷 서점 예스24입니다. 현재 시스템 장애로 인해 상담사 연결이 불가능합니다."한 중소출판사 대표 A씨는 지난 9일부터 수십 번째 이같은 고객센터 전화 안내를 듣고 있다. 국내 최대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랜섬웨어 해킹으로 먹통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A씨는 "예스24가 월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데 언제 정상화될 지 기약조차 없고 연락도 닿지 않는다"며 "다음주 서울국제도서전을 앞두고 신간이 집중되는 출판 성수기에 서점이 오히려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11일까지 예스24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사흘째 막히면서 출판계와 공연계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고객들은 도서 구입과 환불, 배송정보 확인이나 이미 구매한 전자책 이용은 물론, 공연 예매·취소가 불가능해 불편을 겪는 중이다. 이날 예스24 주가는 3.9% 하락한 43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갑작스러운 예스24 마비 사태로 공연·행사가 줄지어 취소되거나 일정이 변경되는 중이다. 아이돌그룹 엔하이픈의 신보 발매 기념 팬사인회가 취소됐고, 가수 비아이는 9일로 예정됐던 공연 팬클럽 선예매 일정을 변경하겠다고 공지했다. 배우 박보검 팬미팅 예매 일정도 차질을 빚었다.예스24의 예매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연을 관람해야 하는 사람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유례 없는 상황에 제작사마다 대응이 제각각이라서다.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제작사인 쇼노트는 좌석 번호가 적힌 예매내역을 보여줄 경우에만 티켓을 전달하고 있다. 반면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 제작사 이모셔널씨어터는 예매&
이틀째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막힌 인터넷서점 예스24가 '랜섬웨어 해킹을 당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예스24는 지난 9일 새벽 랜섬웨어 공격을 당했다고 이날 오후 1시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했다.예스24는 9일 새벽 4시부터 홈페이지와 앱 서비스가 전혀 기능하지 않는 상태다. 도서 검색이나 구입, 주문 도서 배송 조회를 비롯해 공연 예매 등이 불가능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랜섬웨어는 몸값(ransom)과 소프트웨어(software)의 합성어다. 컴퓨터 사용자의 데이터를 인질로 잡고 금품을 요구하는 해킹 방식을 일컫는다.신고 사실이 알려지자 예스24 측은 "새벽에 사고가 발생해 원인을 파악한 후 KISA에 신고했다"며 "급박한 복구 과정으로 인해 상세한 설명이 늦어지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이어 예스24 측은 "홈페이지 접속 소스가 암호화된 상황으로, 회원들의 개인정보는 일체의 유출 및 유실이 없는 점을 확인했다"며 "주문 정보를 포함한 모든 데이터 역시 정상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접속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못하고 있다. 예스24는 접속 정상화와 함께 구체적인 피해 범위별 보상안을 안내하겠다는 입장이다.국내 최대 인터넷서점이 이틀째 마비되자 출판계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대한출판문화협회 관계자는 "웬만한 단행본 출판사는 예스24의 매출 비중이 20%가 넘어갈 텐데 매우 당황스럽다"며 "지난 알라딘 전자책 해킹사태 이후 예스24에 모의 해킹 테스트를 제안했는데 응한 바 없다"고 했다.구은서 기자 koo@hanky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를 간파하라.”마치 전쟁 전략서에나 나올 법한 문장 같지만, <간신: 간신학>의 목차다. 이 책은 역사 속 간신 100여 명의 수법을 정리했다. 김영수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의 ‘간신 3부작’ 중 3부다. 김 이사장은 앞서 <간신: 간신론>과 <간신: 간신전>을 출간했다.오늘날 왜 충신도 아니고 간신, 실패한 현대 기업의 경영 전략이 아니라 과거 간신들의 행적을 살펴봐야 할까. 저자는 “지금 우리 사회에 횡행하고 있는 현대판 간신들과 간신 현상에 경각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나아가 이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자”고 했다.책의 1부는 간신의 수법, 2부는 실제 간신들의 행적을 정리했다. 책은 부모 형제를 버린 간신 ‘개방’, 떼거지로 간행을 일삼은 환관집단 간신 ‘십상시’, 대신들을 위협한 지역 차별주의자 간신 ‘초방’, 황제의 양아들이 된 희대의 간신 ‘전영’ 등 역사 기록 속 간신을 줄줄이 소환한다.저자는 “간신을 소개하는 순서에 별다른 원칙은 없다”며 “간신의 수법 부분은 분량이 많기 때문에 읽는 데 인내가 필요하고, 이는 달리 말해 간신의 수법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순서대로 다 읽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첫 번째로 소개한 간신의 기술은 의미심장하다. “크게 간사한 자는 충성스러워 보인다.”구은서 기자
마포문화재단이 동네책방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마포구 내 독립서점 56곳과 함께 온·오프라인 콘텐츠, 세미나, 야외도서축제 등을 통해 독립서점과 책의 매력을 알리는 ‘마포책방클럽’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마포문화재단은 이달 들어 '마포책방클럽-북튜브(책+유튜브)' 3편을 유튜브 공식 계정에 공개했다. 가수이자 책방 무사 대표인 요조,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쓴 황보름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이 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20분 이내의 영상 총 3편이다. 각 편마다 마포구에 위치한 동네책방을 소개하고 동네책방의 매력을 전한다. 북튜브는 지난해부터 마포문화재단이 진행해온 동네책방 활성화 프로젝트 '마포책방클럽'의 마지막 프로그램이다.마포구는 출판 중심지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출판사도, 서점도 제일 많다. 대학가가 조성돼있고 인쇄소가 모여 있는 파주에 접근하기 상대적으로 수월한 입지 등이 배경으로 풀이된다.현재 마포구에서 운영 중인 독립서점은 50여개다. 책 읽는 사람이 희소해지고 대형 서점, 전자책 등 책을 접하는 통로도 다양해지는 중이다. 독립서점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전략으로 생존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큐레이션이다. 독립서점은 공간의 제약 때문에 신간을 전부 들일 수 없다. 책을 선별해 들여놓는 과정에서 그 자체로 큐레이션 기능을 한다. 독서모임, 낭독회, 연극 등 소규모 모임을 통해 책 읽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마포문화재단은 지난해부터 지역 동네책방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마포책방클럽'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 앞서 지난해 10월 7일 마
한 권의 시집은 시인 한 명의 문학 세계를 함축한다. 그래서 두 시인이 한 권의 시집을 함께 쓴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 두 명의 화가가 나눠 그린 그림을 찾아보기 드물듯이.그런 점에서 최근 출간된 <은지와 소연>은 '우정시집'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시집이다. 절친한 친구인 김은지와 이소연 두 시인이 한 권의 시집을 함께 완성했다.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김은지 시인은 시집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여름 외투> 등을 펴냈다. 이소연 시인은 2014년 한경 신춘문예로 데뷔한 뒤 시집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 <거의 모든 기쁨>을 출간했다.두 사람은 첫 번째 시로 ‘니’라는 같은 제목의 시를 나란히 실었다. 김 시인은 '네가'라는 글자가 "내가"와 발음이 똑같다는 걸 두고 "그건 어쩌면/너라는 사람은 나와/완전히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며 "나는 너로 인해서/내가 될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썼다. 이 시인은 "교과서처럼 앞머리를 반듯하게 자르고/교과서적으로는 말하지 않는 네가" 좋은 이유를 섬세하게 적어냈다. 이밖에 소재나 제목은 달라도 두 사람이 함께 한 시간과 경험이 녹아든 시들이 시집을 채운다.황인찬 시인은 추천사에서 "친구는 우리 삶에서 가장 정확한 거울"이라며 "두 시인이 함께 발을 맞춘 이 시집에는 두 사람이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담겨 있고, 그것은 마치 거울처럼 서로를 비춘다"고 썼다. "시란 본디 한 사람의 내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를 간파하라." 마치 전쟁 전략서나 나올 법한 문장들 같지만, 최근 출간된 <간신: 간신학>의 목차다. 이 책은 역사 속 간신 100여 명의 수법을 정리한 책이다. 김영수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의 '간신 3부작' 중 3부이다. 김 이사장은 앞서 <간신: 간신론>과 <간신: 간신전>을 출간했다.오늘날 왜 충신도 아니고 간신, 실패한 현대 기업의 경영 전략이 아니라 과거 간신들의 행적을 살펴봐야 할까. 저자는 '일러두기'에서 이 책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횡행하고 있는 현대판 간신들과 간신 현상에 경각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나아가 이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자"고 당부한다.책의 1부는 간신의 수법을 열거하고 2부는 실제 간신들의 행적을 정리했다. 책은 부모 형제를 버린 간신 '개방', 떼거지로 간행을 일삼은 환관집단 간신 '십상시', 대신들을 위협한 지역 차별주의자 간신 '초방', 황제의 양아들이 된 희대의 간신 '전영' 등 역사 기록 속 간신들을 줄줄이 소환한다.저자가 소개하는 간신 수법의 순서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순서에 별다른 원칙은 없다"며 "간신의 수법 부분은 분량이 많기 때문에 읽는 데 인내가 필요하고, 이는 달리 말해 간신의 수법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순서대로 다 읽지 않고 관심이 가는 항목을 골라 읽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둔다"고 덧붙였다.그럼에도 가장 첫 번째로 소개한 간신의 기술은 의미심장하다. "크게 간사한 자는 충성스러워 보인다."구은서 기자 [email protected]
기자를 구독하려면
로그인하세요.
구은서 기자를 더 이상
구독하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