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최수연, 넷플릭스 CEO와 회동
최수연 네이버 대표(사진)가 공격적인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만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데 이어 미국을 찾아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와 회동했다.

5일 네이버에 따르면 최 대표와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용수 웹툰엔터테인먼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넷플릭스 사무실에서 피터스 CEO, 마리아 페레라스 글로벌파트너십 총책임과 협업 방향을 의논했다. 이 자리에서 최 대표는 네이버와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진행하는 ‘네넷 제휴’를 포함해 국내외 주요 사업자와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주도하면서 멤버십 생태계를 구축해온 네이버의 경험을 넷플릭스 경영진에게 공유했다.

네이버와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추가 비용 없이 넷플릭스 콘텐츠(광고형 스탠다드 상품)를 제공하는 ‘네넷 협업’을 시작했다. 네넷 동맹은 기획부터 실행까지 최 대표가 진두지휘했다. 이 협업으로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신규 가입자 증가율이 제휴 전 대비 1.5배 높아졌다. 넷플릭스 역시 네이버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과 공식 제휴해 파트너로 협업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최 대표가 굉장히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제휴가 성사됐다”고 했다. 최 대표는 넷플릭스 임직원 대상 비공개 좌담회에도 참석해 “혁신은 사용자에게서 나온다”는 철학을 강조하며 사용자 기반 전략의 공감대를 확인했다.

최 대표가 넷플릭스를 포함해 글로벌 기업 CEO를 연달아 만나면서 적극적인 해외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엔 이해진 의장과 함께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소버린 인공지능(AI) 구축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현지 주요 벤처캐피털(VC)과 창업자들도 만난다.

넷플릭스와의 회동에 북미 지역에서 웹툰 사업을 확장 중인 김 대표가 동석해 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 웹툰과 넷플릭스 간 협업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다만 네이버는 “웹툰과의 협업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