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중국에 소송 제기... 전면전 치닫는 특허전쟁
LG디스플레이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티엔마 상대로 미국 법원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중국 1위 디스플레이 기업 BOE와 특허 침해와 관련해 3년째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에 대한 중국 기업의 기술 탈취 시도가 지속되자 LG디스플레이도 칼을 빼든 것으로 해석된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기업 상대로 특허 소송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티엔마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티엔마의 모바일용 LCD와 OLED 디스플레이, 차량용 LCD 패널이 LG디스플레이의 특허 다수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티엔마가 침해했다고 제기된 특허에는 모바일 패널에 터치를 내재화하는 기술 등 특허 7건이 포함됐다.

LG디스플레이가 법적 소송에 불사한 건 중국의 무분별한 기술 탈취를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 하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티엔마는 모바일용,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을 주로 만드는 업체로, BOE, 차이나스타(CSOT) 에 이어 중국 내 3위 디스플레이 기업이다. 티엔마는 특히 LG디스플레이가 강점을 가진 저온폴리실리콘(LTPS) OLED 등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BOE 등 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한·중 디스플레이 기업간 특허 소송은 처음이 아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BOE와 3년째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BOE와 그 자회사를 상대로 마이크로 OLED 관련 핵심 인력 불법 채용과 기술 비밀 절취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3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처음 BOE를 제소한데 이어 추가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러자 BOE도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텍사스 동부법원에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기술 특허 4건에 대한 특허 소송에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한중 기업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특허 전쟁도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 기업은 탄탄한 내수를 바탕으로 모바일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도 출하량 기준으로는 이미 한국 기업을 따라잡았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중소형 (9인치 인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54.5%로, 한국(41.7%)보다 무려 12.8% 높았다. 한국 기업은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를 기술력에서 더는 밀릴 수 없는 만큼 중국의 특허 소송으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한국 기업에 대한 특허 침해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라며 "중국이 OLED 기술에서도 한국을 빠르게 추격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칼을 빼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