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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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들과 웹툰 기업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부의 진흥 정책 기대감과 함께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관심 확대 추세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오전 장중 코스닥시장에서 SAMG엔터는 10.45% 오른 9만6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 한달간 주가가 36.45% 뛰었다.

대표작 '캐치! 티니핑' 시리즈 인기에 실적이 상승세를 탄 데에 이어 K팝 아이돌그룹 등과의 협업 프로젝트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SAMG엔터는 작년 4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1분기 기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0% 이상 커졌다. 63억원 영업 흑자도 봤다.

최근엔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에스파(aespa), 하츠투하츠(Hearts2Hearts)와 함께 IP(지식재산권) 협업에 나섰다. SAMG엔터는 애니메이션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제공하고, SM엔터는 아티스트의 음악과 무대 퍼포먼스를 더하는 식이다. 애니메이션에 K팝을 더해 글로벌 확장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SAMG엔터는 SM엔터와 함께 최근 티니핑x에스파 협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한경DB
SAMG엔터는 SM엔터와 함께 최근 티니핑x에스파 협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한경DB
다른 애니메이션·웹툰 기업들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5거래일간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미르는 약 25% 상승했다. 3D 게임 제작사를 산하에 둔 영화제작사 바른손은 약 24% 올랐다. 같은 기간 디지털만화·웹툰 기업 미스터블루는 11%, 웹툰 플랫폼 기업 고스트스튜디오는 6%, 키다리스튜디오는 4.39% 올랐다. 웹툰·웹소설 기업 핑거스토리는 4% 상승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오전 장중까지 기준으로 지난 5거래일간 KODEX 미디어&엔터테인먼트는 15.52% 수익률을 냈다. KODEX 웹툰&드라마는 14.04% 수익률을 냈다.

이들 기업들은 정부의 K-콘텐츠 진흥 정책 기대감도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8일 '문화재정'을 대폭 확대해 K-콘텐츠 창작 전 과정에 대한 국가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K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한류 확산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K-콘텐츠 플랫폼 생태계를 개선하고 영상, 게임, 출판, 음악, 웹툰 등 제작비 세제공제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업계는 세액공제 혜택이 신설·확대되면 그만큼 글로벌 확장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줄어든 세액만큼을 콘텐츠 마케팅 등에 투자해 입소문을 타기 쉬워져서다.

K팝 아이돌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투심을 자극하는 분위기다. 이 애니메이션은 넷플릭스를 통해 지난 20일 공개된 이후 세계 40여개국에서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K팝 아이돌에 무당, 저승사자 등 한국 문화 모티프를 활용한 게 특징이다. 낮에는 글로벌 스타로 활동하고, 밤에는 악귀를 사냥하는 3인조 걸그룹 ‘헌트릭스’가 주인공이다. 함께 나오는 보이그룹 '사자보이즈'는 저승사자에서 영감을 얻었다. 서울 코엑스, 남대문 시장 거리, 낙산공원, 남산타워, 잠실주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공간도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 애니메이션은 소니픽쳐스가 제작해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한다. 국내 제작사와의 직접적 연관은 없는 셈이다. 다만 한국적 요소를 주로 활용한 애니메이션이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국내 제작사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부분 소비자들은 콘텐츠를 즐길 때 제작사를 따지지 않는다"라며 "특정 콘텐츠가 인기의 물꼬를 틀면 자연스럽게 비슷한 다른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다보니 K-콘텐츠에 대한 전반적인 글로벌 관심이 늘 것이란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