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치레 보복→전쟁 끝?…파월에 두 명째 반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미국의 핵시설 공습에 이란이 반격했습니다. 그러자 유가가 급락하고 주가는 올랐습니다. 이란의 반격이 지난 2020년 미국이 이란의 가셈 술레이마니(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를 암살했던 때와 매우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반격은 이란의 체면치레 수준으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장 마감 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12시간 휴전에 합의했다"라고 알렸습니다. 중동 사태는 이제 지나간 일일까요?

1. 월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못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밤 전격으로 이란 핵 시설을 공격(Operation Midnight Hammer)했습니다. 이란은 보복을 다짐했습니다.
체면치레 보복→전쟁 끝?…파월에 두 명째 반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하지만 월요일 아침까지도 이란이 즉각 대응하지 않자 투자자들은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이란이 군사적 대응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더 큰 미국의 보복을 부를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란의 대리 세력인 하마스, 헤즈볼라, 시리아(아사드 정권), 예멘의 후티 반군 등은 모두 무력화되거나 약화하였죠. 또 동맹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묶여 있습니다.

주말 사이 브렌트유 가격은 81달러를 돌파했지만, 월요일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가 개장할 무렵에는 약 76달러까지 하락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77.01달러보다 하락한 것입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약보합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란이 어떤 대응을 할지 기다렸습니다.

이란의 반격과 관련, 칼라일의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글로벌 부회장(전 NATO 최고사령관)은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① 무조건 항복= 미국과 이스라엘이 원하는 결과. 테헤란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정권의 취약성 및 자존심을 고려할 때 매우 가능성이 낮다.
② 체면치레형 공격 & 핵 프로그램 은폐=손상된 핵 시설에서 무엇이든 건져내어(미 공격 전에 옮겨놓았을 수도 있음) 숨겨놓는 것. 이란은 숨기는 것 외에 체면을 세우기 위한 일련의 공격을 감행할 것임. 중동 내 미군 기지가 표적이 될 수 있으며, 미국의 미사일 방어는 이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으므로 이란은 미국의 또 다른 공격은 피할 수 있을 것. 이러면 테헤란은 핵 프로그램의 잔재를 은폐하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가능성이 큼.
③ 대대적 반격=호르무즈 해협 봉쇄, 미국인 대상의 테러, 사이버 공격 등에 나서는 것. 하지만 이란은 이런 접근법의 높은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아마도 더 낮은 목표를 설정할 것임.

월가는 테헤란이 세계 원유의 약 20%(하루 평균 2000만 배럴)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지 주시했습니다. 이란 의회는 주말 사이 해협 봉쇄를 승인했지만, 최종 결정권은 이란 국가안보회의에 있습니다. 이란 해군은 이날 아침까지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을 방해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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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해협 봉쇄 가능성이 작다고 관측합니다. 과연 이란이 봉쇄할 능력이 있을지, 그게 이란에 도움이 될지 등 의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에 가장 크게 의존하는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입니다. 중국은 원유 수입량의 45%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칩니다. 그러나 미국은 5% 불과하고요. 이란의 수출 원유도 이 해협을 통과해야 하지요. 이 해협을 막으면 사우디 UAE 이라크 쿠웨이트 등의 수출길도 막히는데요. 그러면 지역 분쟁으로 퍼질 수도 있습니다. 또 바레인의 미 5함대(항공모함+해군 특수부대)가 해협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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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유가에 미칠 수 영향을 고려할 때,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신속히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원유의 80% 이상이 아시아로 향하기 때문에 아시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다. 이란은 중국과 같은 나라를 자극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할 것이고, 게다가 이란산 원유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이란이 어떤 행동을 할지 알 수 없으므로 봉쇄 위험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란의 모든 수출품과 모든 수입품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다. 다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그들 자신이다. 중국도 해협을 통해 이란의 수출 석유의 거의 전부를 가져가고 있다.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고유가를 원할까? 절대 아니다. 사실 호르무즈 해협은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봉쇄된 적이 없다. 1990년과 1991년 걸프전 당시에도 그랬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는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이란이 실제 봉쇄에 나선다면 유가가 단기적으로라도 최소 100달러, 높게는 15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대규모 지속적 교란은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강력한 경제적 유인을 고려할 때 발생 가능성이 낮다"라는 겁니다. 하지만 "에너지 공급의 하방 위험과 석유, 유럽 천연가스, LNG 가격 전망의 상방 위험이 커졌다"라고 분석하는데요. 두 가지 시나리오에서 원유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이란의 석유 공급이 하루 175만 배럴 감소하는 것입니다. 즉 이란 수출의 90%가 이뤄지는 카르그 섬 터미널에서의 수출이 막힌다는 건데요. 골드만은 그러면 브렌트유는 배럴당 약 90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추정하지만, OPEC의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2026년에는 60달러대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봤습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 공급량이 한 달 동안 50% 감소, 이후 11개월 동안 10% 줄어든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인데요. 이러면 브렌트유가 배럴당 약 110달러까지 급등했다가 사우디와 UAE가 파이프라인을 통한 공급을 늘리고 미국이 전략비축유 방출 등 세계가 공급 증가에 나서면서 4분기까지는 평균 배럴당 95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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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생증계된 이란의 보복 '쇼'


정오를 앞두고 이란 언론에서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란 고위 관계자가 앞으로 몇 시간 내에 미군 기지를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어 카타르 정부가 영공을 폐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악시오스 등 미국 언론은 "미국이 중동 걸프만 인근의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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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가 지나자 이란이 카타르의 미 공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이란 국영 TV는 이번 보복 작전이 '승리의 전령'(herald of victory)으로 명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예상대로 이들 미사일은 모두 요격되었고요. 미군 피해자나 사상자는 없었습니다. 로이터와 악시오스 등은 "이란이 카타르 공격 몇 시간 전에 외교 채널 2곳을 통해 미국과 카타르에 공격 사실을 통보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당국자들은 이란이 상징적으로 미국에 반격할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모두에게 출구 전략을 마련해주는 방식으로 공격할 방법이 필요했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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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응은 2020년 1월 미국이 이란의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암살한 뒤 이란이 보복한 방식과 매우 유사합니다.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두 곳에 대해 탄도미사일 16발을 발사했는데요. 사전 통보로 인해 미군 사상자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란의 보복 직후, 당시 트럼프 대통령 “군사적으로 반격하지 않겠다”라고 발표하고 대신 추가 경제적 제재를 부과했지요. 양측 모두 전면 충돌은 피했고, 사태는 그렇게 일단락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오후 1시 30분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보복 시도가 실패한 뒤 이에 대해 보복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라고 썼습니다. CNN은 "트럼프가 더 중동 군사 개입 확대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란 고위 관계자는 "공격자를 응징한 뒤 외교를 시작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협상을 원한다면 그들의 공격은 중단되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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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오후 3시 52분께 소셜미디어 메시지를 통해 이란 공격에 "매우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이란이 미리 통보해준 덕분에 인명 손실이나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더 이상의 증오는 없길 바란다. 이제 이란은 중동 평화와 화합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스라엘에도 그렇게 하도록 열렬히 촉구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더는 전쟁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였습니다.

트럼프는 오후 5시2분에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12시간 동안 완전한 휴전을 하기로 했다”라는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단기 휴전이 성공하면 정말 휴전으로 이어질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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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쟁점은 칼라일의 스타브리디스 글로벌 부회장의 지적대로 이란의 체면치레용 공격은 핵물질 은폐와 함께 일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이) 완전히 파괴됐고, 모두가 그것을 안다"라고 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혔을 가능성이 크지만, 비축된 농축 우라늄의 소재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공습받은 포르도 핵 시설에 얼마나 많은 피해가 발생했는지 알아내려면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3. 전쟁 끝? 유가 폭락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실시간으로 전해질 때쯤 유가가 폭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미사일이 요격되고 미국의 보복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면서 유가는 6%까지 떨어졌습니다. 원유 시장 투자자들은 이란의 오늘 공격으로 2020년처럼 이번 사태가 종결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체면치레 보복→전쟁 끝?…파월에 두 명째 반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국제금융협회(IIF)의 로빈 브룩스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이란이 진심으로 보복하려 한다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침몰시켰을 것이다. 이란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란이 무릎을 꿇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전략가는 "이란이 (대비가 된) 미군 기자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주가에는 강세 위험이고, 유가에는 약세 위험이다. 보복의 정도가 이 수준이라면 이것은 체면치레이고, 시장은 지정학적 위험 고조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잊어버릴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이란은 상징적 공격으로 국내적으로 미국에 직접 보복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외부적으로는 정권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이길 수 없는) 미국과의 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송을 방해하거나, 사이버 공격이나 테러 공격을 감행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갈등을 격화시키거나 공격적으로 석유를 무기화하려고 시도하지 않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렇게 중동 사태가 끝난다면 원유 공급은 이어질 것입니다. 원유 시장의 수급을 보면 공급이 많으므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덧붙여진 위험 프리미엄 10달러가 사라질 수 있지요. OPEC 감산 등으로 인한 여유 생산능력은 하루 400만 배럴에 달하고 있습니다.

르네상스매크로는 "중동의 긴장으로 인해 원유 가격이 급등한다면 그것은 원유를 사는 게 아니라 팔기에 좋은 시점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예측했습니다. 원유는 여전히 장기 하락 추세에서 현재 과매수 상태이며 두려움은 거짓 상향 돌파를 부추긴다는 것입니다.
체면치레 보복→전쟁 끝?…파월에 두 명째 반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WTI 유가는 결국 7.2% 하락한 배럴당 68.51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달 초 이란을 폭격하기 전 가격보다 40센트도 채 높지 않은 수준입니다. 하루 동안 배럴당 5.33달러 덜어졌는데, 이는 달러 기준으로 2022년 8월 이후 가장 큰 하루 하락 폭입니다.유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주가도 오름폭을 확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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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월러 이어 보먼도 "7월 인하"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호재가 있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 내에서 매파로 꼽혀온 미셸 보먼 부의장이 7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에 이어 두 번째로 7월 인하 주장이 나온 것입니다.
체면치레 보복→전쟁 끝?…파월에 두 명째 반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보먼은 체코 중앙은행 주최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억제된 상태를 유지한다면 이르면 다음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역 정책과 관련, 협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현재보다 낮은 관세율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경기 둔화로 인해 그 영향은 미미하고 일회성으로 제한될 것으로 본다.
-올해 소폭의 일회성 물가상승이 실질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 우호적 기업 환경이 공급을 증가시키고 경제 활동과 가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본다.
-최근 소비 부진과 노동 시장의 취약성 징후를 고려할 때, 고용의 하방 위험이 곧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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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먼은 지난해 9월 Fed가 전격적으로 50bp 인하를 결정했을 때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던 인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보먼을 지난 3월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에 지명했습니다. 보먼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위험이 있다고 밝혀왔었죠.

지난 20일 월러 이사도 "7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에 찬성한다. 고용 급락 때까지 기다린 뒤 금리 인하를 개시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었죠.

이들이 7월 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지난 3, 4, 5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 나올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한 달 동안 0.1% 올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예상대로 나온다면 석 달 연속 0.1% 상승입니다.
체면치레 보복→전쟁 끝?…파월에 두 명째 반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카고 연방은행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놀라운 점은 적어도 지금까지 3개월 동안은 인플레가 그리 높지 않게 나온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있었다는 점"이라며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충격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요.
체면치레 보복→전쟁 끝?…파월에 두 명째 반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리라오스 기자는 "보먼의 발언은 월러 이사가 7월 금리 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다. 7명의 Fed 이사 중,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임명한 두 명이 보우먼과 월러다. Fed는 7월 29~30일 다음 회의를 한다"라고 썼습니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 Fed 워치 시장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 베팅은 소폭 높아졌습니다. 7월 인하 베팅은 지난주 목요일 10%에서 금요일 14.5%로 올랐고, 오늘은 22.7%까지 상승했습니다. 9월 베팅은 같은 기간 62%에서 83%로 높아졌고요.
체면치레 보복→전쟁 끝?…파월에 두 명째 반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 채권 시장에서 금리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오후 3시 20분께 국채 2년물 수익률은 6.6bp 하락한 3.842%를 기록했습니다. 10년물은 4.3bp 내린 4.332%를 기록했고요.
체면치레 보복→전쟁 끝?…파월에 두 명째 반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파월 의장이 내일부터 이틀간 미 의회 청문회에 나가는데요.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예상한다"라고 했던 그가 뭐라고 할지 주목됩니다. FOMC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지난주 FOMC 때와 비슷한 발언을 되풀이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그리고 파월 의장 예상처럼 여름에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란 걱정은 여전히 있습니다.
체면치레 보복→전쟁 끝?…파월에 두 명째 반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S&P글로벌이 발표한 6월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는 제조업 지수는 52.0으로 전달과 같았지만, 서비스업은 5월 53.7에서 6월 53.1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어쨌든 두 업종 모두 확장 국면(50 이상)을 유지했습니다. S&P글로벌은 "기업 활동은 6월에도 계속 성장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인 확장 속도는 모멘텀을 약간 잃으면서 작년 말에 보였던 것보다 훨씬 낮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신규 주문, 생산 등은 괜찮았습니다. 문제는 물가였습니다. 6월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가격 압박이 크게 증가했는데요. 특히 제조업 부문에서 투입 가격과 판매 가격 모두 2022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S&P글로벌은 "제조업체 응답자 약 3분의 2는 투입비용 증가의 원인을 관세라고 지목했고,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판매 가격 상승 역시 관세 때문이라고 응답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서비스업 부문에서도 가격이 크게 상승했으며, 이는 관세뿐 아니라 자금조달 비용, 임금, 연료비 상승도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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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테온이코노믹스는 "S&P글로벌의 제조업 PMI에서 산출가격 지수(OPI)가 5월 63.6에서 6월 64.5로 상승했다. 이는 소비자물가(CPI)의 근원 상품 물가상승률이 5월 0.3%에서 곧 약 4.5%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에 부합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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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달보다 0.8% 증가한 연율 403만 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치였지만, 작년 최저치인 390만 채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웰스파고는 "5월 판매 증가는 모기지 금리가 소폭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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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급등한 주가…더 오른다?


주가는 계속 올랐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96% 상승해 6,025.17로 마감했고요. 나스닥은 0.94%, 다우는 0.89%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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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에너지가 2.51% 급락했고 나머지 업종은 모두 강세를 보였습니다. 임의소비재 부동산 필수소비재 산업 유틸리티 소재 금융 IT 등 9개 업종은 모두 1% 이상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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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니피선트 7도 크게 올랐습니다. 테슬라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시범 주행에 들어가면서 주가가 8% 넘게 상승했습니다. 운행은 일부 투자자와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제한된 지역에서만 이뤄졌습니다. 웨드부시는 목표주가 500달러를 유지하면서 "1조 달러 규모의 자율주행 여정이 시작됐다"라고 밝혔지만, UBS는 "로보택시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다"라며 목표주가 215달러를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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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올해 초만 해도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폭격했다면 ‘블랙스완’이라고 난리났을 것이다. 그런데 그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유가는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시장은 또 다른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친 셈이다. 연말까지 주가가 꽤 좋은 흐름을 보일 거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여전히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V자형 랠리가 나타났기 때문에 어떤 폭락도 얕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반복했습니다. 기관들의 주식 포지션이 적기 때문에 내릴 때마다 매수세가 들어올 것이란 얘기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정학적 사건으로 인한 매도는 대부분 단기적으로 완만한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과거 지정학적 위험이 커졌을 때 증시는 변동성을 보였지만, 사건이 발생한 지 1개월, 3개월, 12개월 후 S&P500 지수는 각각 평균 2%, 3%, 9% 상승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토니 파스쿼리엘로 글로벌 헤지펀드 헤드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기준점은 유가다. 원유의 12개월 만기 옵션 변동성은 최근 평균보다도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즉 단기 이벤트 위험은 있지만, 장기 위협은 아니라는 신호를 준 것이다. 만약 이란이 보여준 대응이 군사 보복의 대부분이라면 확전 가능성은 작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위험 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것이다. 좀 더 큰 그림에서 보면, 우리는 여전히 강세장에 있다고 보고 있으며, 미국의 성장률도 유지될 것으로 본다. 하반기에는 다소 둔화할 수 있겠지만, 정부 지출은 여전히 강하고, AI 관련 설비 투자에도 막대한 돈이 계속 투자되고 있다. 내년에는 성장률이 장기 추세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올해와 내년 모두 7%의 기업이익 성장을 예상한다. 이에 우리가 S&P500 지수 12개월 내 6500포인트를 목표로 삼는 것은 합리적 시나리오다. 종목별로 보면 관세든 디커플링이든 여러 도전 과제가 있지만, 자본은 지속해서 메가캡 테크로 되돌아오고 있다. 자본 환원 측면에서 이들을 따라올 기업이 없어서다"라고 밝혔습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설립자는 "시장 반응은 투자자들이 원유 공급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시장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지정학적 이슈가 헤드라인에서 사라지면 관세를 포함한 여러 가지 역풍에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찰스슈왑의 네이선 피터슨 파생상품 이사는 "최근 강세 모멘텀이 횡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술적으로 S&P500 지수가 6050~6100선에서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는데요. 지수가 지난 금요일 4월 말 이후 처음으로 20일 이동평균선에 부딪혔다는 겁니다. 상대강도지수(RSI) 하락과 함께 이는 모멘텀 둔화를 시사한다는 것이죠. 또 S&P500 종목의 48.4%가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주 전 53.8%에서 감소한 수치입니다. 시장 폭이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