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14억 아파트 누가 사냐더니"…'대반전' 벌어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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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무순위 청약, 양호한 성적 이어져
"집값 상승에 불안 심리 확산한 영향"
"집값 상승에 불안 심리 확산한 영향"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는 109가구를 모집하는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총 1246명이 청약했다. 평균 경쟁률은 11.43대 1이다. 전용면적별로 59㎡가 35가구 모집에 724명이 몰려 20.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입주 예정 시기가 내년 10월로 다른 단지에 비해 일정이 촉박했다. 자금을 조달하는 데 부담이 컸을 것이란 의미다. 이에 1순위 청약 이후 100가구 이상이 미계약분으로 나왔지만 줍줍에서 다시 사람들이 몰렸다.
올해 진행했던 무순위 청약은 대체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9일 강동구 성내동 '그란츠 리버파크'는 3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이를 분양받기 위해 863명이 몰렸다. 전용 84㎡A는 2가구 모집에 684명이 몰려 3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역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다. 그란츠 리버파크 3.3㎡당 평균 분양가는 5299만원이다. 전용 84㎡ 기준 19억4900만원 수준이었다. 인근 '래미안강동팰리스' 전용 84㎡가 작년 10월 1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가 5억원 이상 높았다. 1순위 청약에선 189가구 모집에 3169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16.76대 1에 그쳤다.
이 밖에도 △강동구 성내동 '에스아이팰리스 올림픽공원(5차)' 평균 경쟁률 101.44대 1(9가구 모집에 913명) △양천구 신정동 '어반클라쎄목동(7차) 평균 경쟁률 69.2대 1(10가구 모집에 692명) △종로구 숭인동 '에비뉴청계2(11차)' 평균 경쟁률 9.81대 1(16가구 모집에 157명) 등 무순위 청약은 대체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이같이 무순위 청약이 양호한 성적을 거둔 이유는 먼저 서울 집값이 오르고 있어서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비롯해 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이들 주요 지역에선 신고가가 속출하는 등 이른바 '불장'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집값은 누적 기준 3.1% 상승했다. 지난 한 해엔 0.3% 오르는 데 그쳤다. 작년 상승분의 10배를 상반기 만에 기록한 셈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무주택자들 사이에선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며 "여기에 대출 한도도 줄어들 것으로 예고된 만큼 '막차 수요'가 몰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무순위 청약은 1·2차 청약에서 미달했거나 계약 포기 등으로 생기는 잔여 물량에 한해 청약을 다시 받는 제도다.
집값 급등기 무순위 청약이 '로또 청약'으로 불리며 과열 양상을 빚자 정부는 2021년 5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로 자격을 제한했다. 그러다 미분양 우려가 커진 2023년 2월 말부터는 지역과 주택 수와 관계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도록 민영아파트 무순위 청약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이 7년 전 분양가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던 1가구에 294만5000명이 몰리면서 과열 양상을 빚자 제도가 다시 개편됐다.
이에 지난 10일부터 무순위 청약은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무순위 청약 신청 자격을 무주택자로 제한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했다. 개정안에 따라 청약 조건은 무주택세대 구성원으로 제한되고, 투기 및 과열경쟁이 우려되는 경우 시장·군수·구청장 등이 거주지역 요건을 추가할 수 있게 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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