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컴퓨텍스 2025’가 개막한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릭 차이 미디어텍 CEO의 기조연설 중 받은 과일꾸러미 선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컴퓨텍스 2025’가 개막한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릭 차이 미디어텍 CEO의 기조연설 중 받은 과일꾸러미 선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대만 팹리스 분야 1위 기업인 미디어텍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에 관심을 드러냈다. 올 하반기 양산 예정인 HBM4는 이전 제품과 달리 두뇌 역할을 하는 로직 다이의 설계가 중요해지는 만큼 이 분야 강자인 미디어텍도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릭 차이 미디어텍 최고경영자(CEO)는 2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 기조연설에서 “HBM4는 메모리 설계와 생산의 복잡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모든 반도체기업에 도전 과제가 됐다”며 “메모리 공급사뿐 아니라 파운드리, 미디어텍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텍이 HBM 로직 설계에 손을 대면 생산(파운드리)과 설계(시스템LSI)를 갖춘 삼성전자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HBM4의 로직 다이는 맞춤형 파운드리 공정으로 제작된다. 차이 CEO는 “TSMC와의 협력은 매우 견고하다”고 강조했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미디어텍은 모빌리티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미디어텍은 전시 부스 중심에 디지털 콕핏 플랫폼 C-X1, 자동차 통신칩 MT2739를 선보였다. C-X1에는 자율주행과 같은 복잡한 인공지능(AI)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장착됐다. AI 기반 보이스 어시스턴트, 주행 경로 설정 등 각종 편의사양도 들어갔다.

미디어텍이 전장 시장에 뛰어든 건 2023년이다. 경쟁력의 원천은 업계 최고로 평가받은 대만 파트너들이다. 전장용 칩은 TSMC의 최신 3나노 공정으로 생산한다. 솔루션 개발은 엔비디아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타이베이=박의명 기자 [email protected]